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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우물물과 면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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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전 금종철 댓글 0건 조회 2,817회 작성일 17-06-1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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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물과 면역력

초등학교 시절, 물통을 들고 식수를 받으러 다닌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흔한 풍경이었다. 집에 수도가 설치되어 있지 않던 시절이라 동네 한쪽에 물이 나오는 공동수돗가로 물이 나오는 시간에 맞추어 식수를 받으러 나가곤 했다. 아주머니들은 양철동이를 머리에 이고 나오고, 어떤 이는 대야나 양동이를 들고 나와서, 차례대로 물그릇의 줄을 세워두고 그 옆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면서 물을 받아가곤 했다. 추운 겨울에는 손을 호호 불며 물을 받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양철동이 밑에 달려 있는 테두리, 양철동이의 받침 역할 하는 이 테두리는 구슬, 딱지와 함께 재미난 놀이기구의 하나였다. 이 테두리를 동태라고 불렀고 철사를 디귿자 모양으로 구부려 만든 기구로 동네를 굴리고 다녔다. 다들 동태 굴리기라고 하였고, 굴렁쇠 굴리기와 같은 것이었다. 어떤 친구는 멀쩡한 양철동이 밑에 달려있는 동태를 빼서 양철동이를 못 쓰게 만들어서 어머니에게 혼나기도 하였다.


우물에서 물을 긷는 수고로움 보다 수도를 틀면 콸콸 나오는 수돗물은 참으로 편리한 것이다. 당시에 집집마다 상수도가 들어온다는 것은 꿈의 일이었다. 이미 각 집에 상수도가 보급된 뒤에도 한참동안 하루 중 일정시간만 제한급수가 이루어졌었다. 물은 흔했지만 대도시인 부산에서는 지하수를 파거나 상수도에서 받아오지 않으면 식수는 귀한 것이었다. 하지만 김삿갓이 대동강물을 팔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요즘처럼 물을 사먹는 시절이 올 것이란 것을 상상해 본적이 없던 시절이다.

아무튼 이런 공동상수시설도 없던 시절에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 먹었다. 부산에서도 마을의 공동우물이 있었고 조금 큰 집에는 뜰 안에 우물이 있는 집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우물을 생각하면 기억이 나는 것이 나무로 짜 맞춘 두레박과 한 겨울에 두레박에 퍼 올린 물에서 김이 올라오는 것이다. 두레박의 물에 손을 대면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것은 참으로 신기하기 짝이 없었다. 여름에는 왜 그렇게 시원하던지. 왜 그런가를 어른에게 여쭤보니 우물물은 연중 18℃로 온도가 변하지 않아서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하셨다. 우물물의 신비로움은 변하지 않는 온도에 있었던 것이다.

우물물(지하수)와 물탱크 속의 물(지표수, 탱크물)의 차이는 무엇인가?
하나는 살아있는 물이고 하나는 활동하지 않는 물의 차이다. 우물물은 지하를 흐르면서 외부의 계절과 한열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하게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고, 지표의 물이나 흐르지 않는 물은 계절과 온도에 따라 쉽게 데워지거나 어는 현상이 나타나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지 못한다. 지표수는 세균에 쉽게 노출되고 모기 등의 번식장이 되어 쉽게 썩기도 한다. 요즘 자연을 훼손하고 물길을 인위적으로 막은 4대강에서 일어나는 녹조현상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살아있는 물, 자연의 지형을 따라 방원곡직(方圓曲直)을 하는 물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 현상이다.

일정하게 온도를 유지하고 활동이 되는 물에서는 이상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물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인체에서도 나타난다.

사람의 생명력이란 봄여름가을겨울의 외부온도에 변함없이 체온을 36.5℃로 잘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체의 항상성이라고도 하고 면역력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몸이 건강하게 유지를 하려면 우물물이 18℃를 연중 유지하고 있듯이 36.5℃로 잘 유지하는 것이다.
체온이 1℃가 올라가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지만 체온이 1℃가 내려가면 몸에는 많은 심각한 증상을 야기할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은 1℃ 올라가는 것을 걱정하고 1℃ 내려가는 것을 그리 걱정하지 않는 듯하다.
예를 들면, 퇴행성관절염, 수정체가 탁해지는 백내장 등과 같은 노화에 의한 체온저하로 나타나는 질환들, 여성들의 월경통, 잦은 감기, 과민성 대장증상과 같은 체온조절을 등한시 한 사람들에 나타나는 질환, 면역력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알레르기, 아토피피부염, 류마티스, 루프스 등과 같은 과민성 면역질환에 체온을 떨어뜨리거나 면역을 억제하는 약물을 장기간 또는 과다하게 복용함으로써 체력과 체온의 저하로 잘 낫지 않거나 악화되는 질환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 ‘면역’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나타나는 것을 보자. 면역에 대한 설명과 면역력 강화식품, 혈액순환영양제 등 먹거리가 주를 이룬다. 면역의 주체가 인체내부의 항상성 조절이란 점에 초점이 있지 않고 외부의 어떤 음식이나 약물을 먹어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으로 요약하고 있다. 마치 어떤 음식이나 약을 먹으면 면역력이 바로 늘어날 듯이 설명들을 한다. 그래서 면역을 올리기 위해서는 뭔가 먹어야한다는 불안심리나 강박관념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민간요법을 시행하고 무분별한 건강식품을 하나이상 복용을 하고 있다.

물론 심각한 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면 정밀한 진단을 통해서 약과 거기에 맞는 음식으로 조절을 해서 치료를 해야 한다. 하지만, 영양과잉상태나 영양불균형상태에 있다고 보이는 현대인들에게는 자꾸 더 많이 장기간 약을 복용하기보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균형 잡힌 식사나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지는 것이 면역력을 더 많이 높이는 효과를 내리라고 본다.

예를 들어, 고혈압의 경우, 혈압이 높아진 원인을 보아서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혈압의 수치가 높은 것 자체를 원인으로 보아 혈압약 등 약을 먹어서 혈압을 떨어뜨린다면 피의 활동력은 떨어질 것이고 피의 흐름이 떨어지면 앞서 언급했듯이 고인 물이나 유속이 떨어진 물에 녹조현상이 일어나듯이 고지혈증을 동반하는 대사이상 질환 등이 일어날 수 있음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곧 혈압약과 함께 고지혈증약을 처방받아서 끊임없이 먹게 된다. 필자는 고혈압은 증상이지 원인이 아니라고 본다. 고혈압과 동반하여 합병증이 일어난 사람에게는 혈압을 조절하는 약이 필요하지만 혈압이 높다고만 해서 혈압약을 쓰고 이것이 예방약인 것처럼 평생을 먹게 한다면 이것은 약이 아니라고 본다. 약은 일시적으로 쓰는 것이지 밥 먹듯이 쓰는 것은 아니다.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먹는 약이라도 복용 후 개선이 되면 끊어야 하고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복용하게 된다면 이 약은 필요 없는 약이라고 본다.

질병에 대한 두려움 가지고 무엇인가를 자꾸 먹어서 채우려 하지 말고 저항감을 내려놓고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노력이 바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사시사철 체온을 잘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2017.6.10 국전 금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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